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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쁜 것

배롱나무 꽃 피었을때

기차가 대피한다는 표현이 있던 시절

 완행이었다가 비둘기였다가 통일호였다가 사라진 열차들

   비둘기는 약자여서 빨리가야 하는 열차를 피해 가장자리로 밀려나 한참이나 기다려야 했던 시절

마침 작은 역의 가장자리에는 잘 다듬어 놓은 꽃나무 하나에 뽀글뽀글한 꽃이 미어지게 달려 있었다

백일홍이라 별명지었던 청년이 있었는데,꽃이름이 백일홍이라 해서 나는 초본 백일홍을 알기에 아니라 우겼고 친구는 배롱나무라는 이름보다 꽃피는 기간이 길어 백일홍이라는 별명이 있던 목백일홍 또는 배롱나무 또하나의 별병

 간지럼나무라 불리던 이 꽃이 피던 여름날 에어컨이 아닌 천정의 선풍이가 빡세게 돌아간다고 애썼지만

실내는 더웠고 그렇다고 열어젖힌 창에서 드는 공기도 더웠던 여름

 우리는 꽃이름을 서로 양보하지 않았었다

훗날 다시 이꽃을 알게되었을때는 이미 흔한 꽃이 되었고,배롱나무 유명한 곳이 몇군데 있었지만

 

그중에 담양 명옥헌의 배롱나무가 유명하다고 해서 꼭 보고 싶었지만,배롱나무꽃시절이 아니라 겨울의 맨가지만 보았을 뿐이다.꽃잎이 떨어져 아래로도 피는듯 위 아래가 붉은 시절

배롱나무 꽃이 핀다.

배롱나무 꽃 필때 잃었던 가족들.한스런 이야기를 모기에게 뜯기며 했었다

우리는 각자의 백일홍을 알았지만,이미 그때는 다 아는 이름이었고,나는 힘든 시기를 지나고 여전히 끙끙대고 그녀는 귀를 다 열어두고 내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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