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엇도 아닌,중생의 표본으로 늘 서성이기나 하던 절,절집의 풍경이나 아름다운 기물이나 돌탑과 등 사람이 하는 것도 아닌 부처님의 것도 더욱 아닐성 싶은 무엇에 끌려 가기는 가되,절 할 때는 정중히 엎드린다
이제 비록,백팔배는 어렵다.무릎과 다친 다리가 영 시원찮아 겨우 삼배정도만 하는 것으로 예우를 드리는 정도다
피할 길 없는 불전함에 아무것도 넣지 않았으니,바라지도 말아야 할 일이지만,늘 이 절집은 무덤덤한 표정이다
낡아버린 돌탑을 겨우 꿰맞춰 허름히 서 있고,경사가 되알진 계단은 돌이 들떠 쿨렁대기도 했다
그리고,용케 가장 수양이 잘 된 개 두마리가 입구에 엎드려 있다
누가 뭐라든,전혀 짖지 않고,심지어 꼬리를 흔들어 대는 순하디순한 검둥이와 누렁이 한 녀석의 이름은 또 절집의 개이름으로 흔한 해탈이라니,과히 이름값대로 녀석은 이미 오래전 득도를 했지 싶다
사람보다 낫다
이곳의 절에서도 유튜브영상을 찍는지 언뜻 종무소에서 그런 장치를 스치듯 보았다
부처님 오신날 조촐한 상차림도 그렇고,드나드는 이들에게 별 관심조차 없는 것도 그렇다
떠들썩함은 전혀 없이 그냥 훤히 열어젖힌 법당 문과 나신 부처님을 한 바가지 물을 끼얹으며 속으로 감사드렸다
서고지여서 어디쯤에 그를 보관했었는지 어떤 설명도 찾아내지 못하고 그나마 늘 너무 한갓진 절간이 모처럼 낯선 객들이 서성이는 곳이되어 얼른 피하고 말았다
그렇게나 멀리까지 찾아갔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