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이다.
엄마는 뜨개실을 붙들고 사는 나를 싫어하셨다.
청승맞다고 하는 말을 어느정도 알 수 있었지만,청승맞은 이짓꺼리를 놓지 못하는 것은
무엇이든 오래 하면 중독이 생기는 모양이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뜨개의 기초는 중학교때 배웠다.가사실습에 뜨개며 프랑스자수 스웨덴자수를 배웠으나,동양자수는 왜 안 가르쳤는지 모르겠다.
요즘에서야 그 이유가 문득 궁금해지곤 한다.
요즘은 남학생도 가사를 배우고,기술도 여자들이 배운다니 기가(기술,가사)라는 과목을 요즘의 아이들이 시큰둥하게 이어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나.
우리는 참 싫어하고 건성으로 하는 과제여서 다른 대부분의 동기들은 그때의 기억을 버렸을 터이지만,나는 뜨개를 기억하고 여전히
하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하는 것이지만,속마음으로는 뜨개가 생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내 성격상 내 노력의 댓가를 책정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했기에 많은 재료비를 그냥 날려버리고 시간과 노력 그리고 품이 드는 가치를 산정하기 힘든
것을 선물로 처리하다보니 마음의 상처도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