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여 남들과 차별짓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닌듯한데,어떤 면에서는 유년의 충족된 삶의 양식이 이렇게 나타나나 싶기도 하다.맏이가 되어 부모님과 동생들을 보살핀 의무?를 다하고,아버지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이 거창한 님을 타고 오셨다
제발 구형 차를 모두 없애고,신박한 신형으로 갈아타고 멋진 노년을 설계 해보시라는 조언은 아예 듣지를 않는다
그는 너무나 선량한 사람이며 이 시대에 마지막 양심가라고 할 수 있는 타잎인데도,이상하게 고집이라는 것이 엉뚱한데서 유지되는 것 같다.
농삿일도 못하는데다 하지도 못할텐데,굳이 농사용 트럭을 사놓고,배기가스문제로 아무리 차의 성능이 멀쩡하다 해도 겉이 부식되거나 소음이 심하다거나 하는 자잘한 고장을 직접 멀리까지 가서 부품을 구해다가 카센타에 맡겨서 수리를 하는 것도 일상이라면서
이 노인네를 여전히 좋아라 하신다
직접 타 볼 기회가 왔다
차체는 안이 넓고,스틱기어의 덮개(가죽으로 된)마저 모두 망가져 비닐을 씌운 채 운행되는가하면 룸미러를 대신한 터치조명을 부착했고,거울이 세개,각각의 모양이다.
시동이 걸리고 부릉부릉 거리는 소리가 났지만,힘만은 쌩쌩해서 오르막이며 거친 길을 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모든게 수동이라는 것이 단점이며 그게 또 한편으로는 재미 있다
에어컨도 잘되고 창문도 오르내리고,외양이나,배기가스의 문제와 또 기름게이지가 고장이 나서 알아서 다시 영점으로 셋팅하면서
주유를 해야 한단다.
승차감은 나쁘지 않았다.일단 삼십년이상 된 차를 탄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신기하다.브레이크도 잘 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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