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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제자리

배는 역시 물위가 제자리일까?
 오늘도 풀숲을 헤치며 봄에 기울인다.오래전 어린 내가 그랬듯,지금은 헐렁한 가방을 겨우 들고서 

어린 내게 들려진 것이 바구니였다면 지금은 그랬다

이제 봄에 기울여도 되겠다

괜히 요란떨었던거야.옷이 너무 부담스런 차림이라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

뭉게구름을 보니 마음이 구름처럼 부풀고,어디 높은 산에라도 오른 착각마저 들었다

늘 아무도 없는 길만 골라 디디다 모처럼 주말이라 사람들은 잘 닦인 자전거길을 달리고

나는 저만치 물가의 풀숲을 떠도네

물새들이 한가로이 떠도는 물이 거울이 되어 강건너의 풍경을 담고

놀란 꿩들이 푸드덕 날아가고 딱따구리 한쌍도 봄을 노니는데,가만히 다가가자 어느새 날아가버렸다

봄에는 이렇게 놓치는 것만 생겨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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