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토리1

초록이 지쳐

마음길도 무뎌지면,풀밭이 되는 것을 이렇게 반드러운 길

양 켠으로 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는 길을 걸으면 더없이 시원하지 않을까

오대산 전나무 숲길 또 개심사에도 그런 길이 있었다던가?

어지간하면,절 산문으로 드는 길이 이렇게 가로수 울창한 길의 호위를 받으며 이어진다

해인사의 벚나무길은 이제 오랜 세월에 비바람과 홍류동계곡의 물의 습기를 견디느라 더러 죽은 나무가 생겨나 듬성듬성 해지는 중이다.늙은 나무들이 이끼에 덮히고 더 높이 자라 빛을 향하려고 안간힘 쓰느라 모양도 제각각인 나무들이 한량없는 키를 자랑한다

물소리 들으며 저녁이면 저녁공양 마친 스님들이 혼자서 또는 둘이서 산책하는 것을 보았다

하필 가는날이 초파일 전야라 법당안은 들여다 볼 수도 없었는데,입장권은 팔고 있었다

맑은 계곡과 석탑을 보았던 것도 좋았지만

호젓한 전나무길을 걸으니 과연 듣던 바대로 너무 좋았었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길이다

벌써 몇년이나 지났는지 모른다.요즘처럼 변화무쌍한 흐름이 산속의 절이라 다르지 않기에 지금은 또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가끔씩은 두렵다

워낙 절은 비대해졌고,얼마나 풍족한지 수도자의 거처가 아닌,산속에 있을 뿐이지 속세와 별반 다름없는 편리가 거기도 마찬가지란 것을 늘 느낀다.종교적 편견이 아닌,그냥 보이는 것이 그렇게 느껴진다

진정한 성직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굳이 산속의 절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생활속에서 성스러움을 찾을 수도 있는 그런 사람도 있는데..

'스토리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절한 행정  (0) 2025.06.20
아름다운 길  (0) 2025.06.19
개암사  (1) 2025.06.17
소나기  (0) 2025.06.16
성형 대세  (2)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