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란,그런것인가?
굽이굽이 비슷한 비탈이며 비슷한 모퉁이가 그만그만해 분명 여기 어디쯤이었을 것 같아 억지스레 기어 올랐더니
어쩌면 씻은듯 단 하나의 꽃도 보이지 않고,미끄러지고 부딪히며 헤매다가 모퉁이를 또 돌아서 그제야 환하게 나타나는 꽃들
큰앵초다
앵초꽃과 비슷하기는 하다.잎의 모양이나 꽃의 순서가 다르니 큰앵초에 댈 바가 아닌 나름의 앵초꽃
야생에서는 보지 못했으니,다음엔 기회가 되면 앵초를 보고 싶기도 하다
이미 봐버린 큰앵초의 매력에 빠져서 두시간을 달려서 왔다
하마터면 실망하고 돌아섰겠지만,집요히 숲속을 부라리며 찾아낸 꽃
그사이 해는 넘어가는 중이고 비스듬한 해가 얼비치는 꽃의 얼굴이 너무 고와서 미친듯 모든 꽃님을 다 담고 싶었다
하나하나 내 경배를 드리고 싶어지는 마음이기도 했다
누군가 이곳은 꽃 만을 목적 삼지 않는다면 만나지 못할 곳에 꽃이 피었다
반대편에서 오르는 등산로에도 군락지가 있다니 다음번엔 두루미꽃 군락지도 보고 싶기는 하다
옛집에 돌아왔지만,나만 빼고 모두들 이사해버린 줄 알았던 큰앵초의 집
이파리가 먹는 나물인줄 착각도 했던 꽃
올해도 환하게 피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