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을 나는 늘 시베리아 집이라 불렀다.늘 너무 추워서 언니네로 피난갔다가 오기도 하던 곳
연탄보일러를 하고서는 그래도 바닥이 뜨끈뜨끈하기도 했지만,손은 시리고 얼굴도 시렸다.식물을 키우기 어려웠다
밖에서 겨울을 날 수 있는 것들만 키울 수 있었기에 어떤 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아이비덩굴만이 생존하여
이곳으로 오면서 아이비화분을 들고와 여기저기 번식한 아이비덩굴은 아예 밀림이 되었다
덩굴식물은 잘 자라고 트리얀 하나를 들여다 키웠더니 산발한 덩굴을 어찌나 잘 자라는지 분갈이 한번 하지 못하고 자꾸만 번식만 한다.
제라늄은 복희언니가 한가지 꺾어 준 것을 지금은 꽤나 여럿에게 나눠주고도 사철 붉은 꽃을 피운다
요즘은 반려라는 것이 동물에게만 속하는 것이 아니라,식물이나 물건에게까지 다양하게 붙여진다
거창하게는 말하지 않지만,혼자 이런저런 장난처럼 씨앗을 넣어보기도 하고,씨앗이 터져서 키를 키우고 있는 왕귤은 이제 가시가 제법 꼿꼿해서 긁히기도 한다.왕귤이 아닌 탱자가 열리겠지만,어쨌거나 화분에서 잘 자라고 있다
식물에게 정을 주지는 않아도 물을 주고,가끔 양분이 될 알갱이도 넣어주고,소리내는 동물은 이제 안 키우기로 했다
앵무새를 떠나보내고,오랜기간 마음이 안 좋았다.
친구가 갖다준 구피를 하는 수 없이 키우지만,좁은 어항에서 헤엄치는 물고기가 불쌍하다
구피무리 중에는 새우도 한마리 있는데,벌써 수년째 탈피를 거듭하면서 살고 있지만,크기는 커지지 않는듯하다
무료해서도 아니고,돌봐준다는 것에 대한 감정 때문에 재소자들이 새에게 먹을 것을 주거나 하는 행위를 한다고 들었다
교감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한 탓인가?
그렇다고 식물과 교감하나? 하긴 꽃이 피면 이뻐서 오랫동안 들여다보기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