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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분지 거창은 천미터이상의 고봉들이 에워싼 고장이며,예부터 교육과 교통의 도시라 했는데,어릴적 들어오기론 이웃할매의 고향이 아마 거창이라는 곳이라 우연히 귀에 익혔으나,한국사의 한장면,우리 현대사의 비극인 거창양민 학살사건으로 더 유명한 곳이라는 것도 하마 오래전의 일,이웃중에 인근이 고향인 분이 있어서 함께 고향근처를 다녀볼 때 거창의 모습이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아는이들과 몇번 드라이브 삼아 다녔으나,올때마다 풍경은 참 다르다.우리가 이곳을 오른지 벌써 수년이 되었고,그때는 거대한 풍력기가 줄지어 서 있는 살풍경에다 지금처럼 시야를 튼 것도 아니어서 군데군데 시야가 트면,보이는 정도였다이제는 이 높은 곳에 풍력기가 있는 곳이라 살풍경이 아닌 풍력기와 더불이 샤스타데이지며 아스타국화가 필 때면인산인해를 이룬다는.. 더보기
맨발의 디바 Sodade우리말로는 이렇게 표현되는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외모는 생각지 않았다늘 들어왔지만,당현히 흑인이겠구나 정도만 알고 있었고,찾아볼 생각은 못했다흑인들의 목소리에 어린 정서를 흉내내는 것을 재즈라는 쟝르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와는 느낌상 상당히 다르다우연히 교육방송의 독립영화관에서 그녀의 일상을 주제로 방송되는 것을 보고는 더 그녀의 노래를 찾아서 들어보게 된다목소리는 타고나겠지만,성장배경은 아마도 그 목소리에 이야기가 입혀져 더 섬세한 서정을 노래하게 되는 것인가싶다동시대를 활동한 가수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맨발의 디바라고 불렸다는 그녀의 발여름에 어울리는 음악인가? 모르나라는 포르투갈 전통음악 파두와 스페인쪽의 라틴음악 아프리카 특유의 미묘한 리듬이 결합된 독특한 선율이란다리듬과 그렇.. 더보기
또 여름! 여름은 양면성을 지녔다아니 모든 것이 양면적이긴 하지해가 길어져 하루를 길게 쓸 수 있기도 하고,더위가 힘들기는 해도,겨울만큼은 아니니 어떻게든 견뎌지는 것을저녁이면,느즈막히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사람들이 자유로운 모습도 이 계절만 지닌 미덕이긴 하다극성맞은 모기떼며 풀숲마다 위험한 동물들이 숨어 있기도 하고,조금만 움직이면 땀이 온몸을 적셔대는 것도열대의 밤은 또 잠을 설치게 하고 인간의 원초적 인내를 시험하게 하는 계절이니까새벽이면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리기도 하고,얼음커피를 마시며 밤샘을 하며 새벽을 맞는 것도 잠깐의 일이다여름에 어울리는 음악을 들으며 또 반딧불이를 만나는 우연을 기다릴 수 있는 것도 즐거운 기다림이라 밤이 짧은 것도 견뎌진다무엇보다 내겐 여름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부모님의 기일이며.. 더보기
텃밭노예 이렇게 피는 꽃도 꽃이 피기전 죄다 뽑아내야 하는 것이 밭일인지라,지금 한창 꽃을 피운 방풍나물은 꽃이 씨를 맺기 전 모두 베어야 하지만,무얼 건드리기만 하면 떼모기들이 달려들어 아무리 방어를 해도 더위만 가중되지 옷을 뚫고 침을 꽂는 모기를 이기지 못한다 낮에도 아침에도 모기는 있었다비가 자주 오니까 풀이 더 극성맞아졌다대신 무른 흙이라 풀 뽑기가 쉬워졌다손에 온통 풀물이 들어 씻어도 씻기지 않는다.깻잎도 따고 아직 연해서 맛있는 고추도 따고 그걸 이웃들과 나누자니 여기저기 밤이 늦도록 움직였다혼자 다 먹지 못하는 것들심리전까지 벌였던 텃밭인지라 발 빼지 못하고,이렇게 매일 밭일하러 간다고달프다재미삼기엔 너무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다일하는 것은 내몫이고,또 그 덕분에 누군가는 가만히 앉아서 받아먹으.. 더보기
모싯대 여름 산길에 이제는 이렇게 보라의 향연이 일었다 모싯대 초롱꽃 잔대가 피기 시작하면 도라지는 이제 때맞춰 피어날 것이다종소리가 들릴듯한 쟁강이는 바람이 산길에 불어오면 아무리 예뻐도 이렇게 흔들리는 꽃이 되기도 한다모싯대와 잔대를 구분짓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잔대의 꽃은 층층을 이루고 꽃술이 쑤욱 내밀고 있다는 것 정도다꽃 이름을 알면 산길을 걸어도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대관령 지나 선자령의 바람길을 따라 걷던 여름이 좋았다좋은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은 길이었다그러나,내 친구들이 하나같이 그런 정서를 좋아하는 이들이 아니어서.늘 혼자 걷는다는 것이제 다시 언제 걸어볼까?추억으로 걸어보는 길.사진만 남았다.그때의 바람을 막 잡아올 것 같은데..비 그치고나니,땡볕이다후끈한 열.. 더보기
아무르 강가에서 아무르 기타-저자박정대출판문학사상사출판일2004.11.20아무르 강가에서/ 박정대 그대 떠난 강가에서 나 노을처럼 한참을 저물었습니다초저녁별이 뜨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낮이밤으로 몸 바꾸는 그 아득한 시간의 경계를 유목민처럼 오래 서성거렸습니다 그리움의 국경 그 허술한 말뚝을 넘어 반성도 없이민가의 불빛들 또 함부로 일렁이며 돋아나고 발밑으로는어둠이 조금씩 밀려와 채이고 있었습니다.발밑의 어둠 내 머리 위의 어둠,내 늑골에 첩첩이 쌓여 있는 어둠내 몸에 불을 밝혀 스스로 한 그루 촛불나무로 타오르고 싶었습니다 그대 떠난 강가에서 그렇게 한참을 타오르다 보면 내 안의 돌멩이 하나뜨겁게 달구어져 끝내는 내가 바라보는 어둠 속에한 떨기 초저녁별로 피어날 것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초저녁별들이 뜨기엔 아직 이른.. 더보기
시리즈로 읽는 그림 화가가 사랑한 바다한 가지 주제의 그림들을 모아 화가의 개성과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화가가 사랑한 것들’ 시리즈가 ‘바다’를 테마로 돌아왔다. ≪화가가 사랑한 나무들≫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된 ≪화가가 사랑한 바다≫는 한층 상세해진 작품해설과 다양한 화가들의 그림을 더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스타 도슨트 정우철의 해설로 만나는 이번 책에서는 18인의 위대한 화가들이 그린 101점의 바다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언제나 화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자 위로의 공간이저자정우철출판오후의서재출판일2023.06.30그림이라는 것을 다양한 주제로 읽어대는 책이 너무 많다이번엔 모든 화가들이 아니어도 우리가 익히 아는 이들의 바다그림을 저자가 나름 해석하여 안내한다단촐하기만 한 정보는 검색하여도 무방하게 익힐 정도의.. 더보기
기차가 지나는 풍경 험난한 기차길을 가노라면,산굽이를 돌아 강을 따라가는 길이거나 심지어 높은 고개를 넘어가는 기찻길이 보이면그 길을 따라 오고갔을 이들의 사연을 생각하곤 했다길가에서 뵈는 기찻길에 마침 기차가 지나면이때를 놓칠새라 얼른 전화기를 높이 들어올린다.기차를 향해 손 흔드는 것도 어릴적 그대로다차가 많지 않았으니,경부선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를 향해 손을 흔들면 멋있는 제복을 입은 기사님이 하얀 장갑 낀 손으로 멋지게 거수경례로 답해주던 시절이 있었고,승객들도 함께 손을 흔들어주곤 했었다지금은 모두가 전화기만 들여다보느라 밖의 사정을 알려고 들지도 않을것이거니와 기껏 이제는 사라져가는 건널목을 지키는 철도원이 손을 흔들어주는 것이 그나마 신기한 풍경일 뿐기찻길로 기차 지나는 풍경만큼 평화로운 것이 있을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