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건너에 있는 마을의 이름이 있지만,우리는 그냥 강건너 라고 불렀다
늘 내 마음에 새겨진 그림 하나,
멀미를 하시던 할매와 우리엄마의 배웅장면이 그려진다
외할머니는 좀 쌀쌀맞았단 기억이 나는데,귀한 딸이 없는 집으로 시집 갈 수밖에 없던 시대,여자들을 마구 팔아넘기기도 해서 정신대니 보국대니 하는 말들이 있었던 시대를 살았던 부모님의 시대였으니,낯선 남자,그것도 나이가 열네살이나 많은 남자에게 시집갔던 엄마는 친정엄마 보다 시어머니가 더 좋았단다
동서의 시집살이를 하면서도 견뎠던 것이 시어머니 때문이라고 했다
그 할매는 내가 태어나기전 살림을 나 이곳으로 왔고,할매는 우리집을 오시고 싶어도 멀미를 하셔서 버스를 타고 오실 수 없어 아버지의 고향에서 이곳까지 걸어 오셨더란다
우리집이 형편이 펴지고 한번은 꼭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셨다던 할머니는 우리가 잘 사는 모습을 보시지 못하시고 떠나셨다.그 할매를 배웅해드리려고 옷보따리를 이고 꽁꽁 얼어붙은 강에서 할매를 모시고 건너가 서로 손사래를 치며 먼저 돌아서게 하려 울며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엄마께 들었다
그리고,그 할매가 돌아가셨다던 소식을 접하고 버스에서 내려 한참이나 걸어들어가야 했던 큰집의 길을
어머니는 고무신을 벗고 버선발로 걸으셨다
어른이 우는 것도 무서웠고,엄마의 그런 모습도 무섭기만 했다
늘 다리를 건너면서 세상 아름다운 고부의 모습이 떠오른다
박목월 시인인가.
뭐라카노? 하고 시작되던 시도 떠오른다
이별가라는 제목의 시
뭐라카노 뭐라카노 라는 강을 사이에 둔 사람들의 목소리가 물소리에 바람소리에 섞여 윙윙대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