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골짜기가 나를 끌었다
처음엔 퇴짜맞고,두번째도 신통찮았다.
그러니 삼세번 세번째쯤에나 내가 원하던 꽃때를 맞출 수 있으려나?
꽃앓이가 시작됐다
기껏 내게 꽃이 피고 지나는 것만이 남았네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자연의 시간에 기대는 것이네
적막한 골짜기에 내리던 햇빛은 봄날 이었고,적당히 바람도 불었다
무엇보다 낮에는 물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왜 밤이면 물소리며 골짜기며 나무들이 바위들이 모두 시커멓게 웅크리고 무서운 존재가 되는 것인지
올 봄의 시작은 그랬다.아쉬움은 늘 따랐다
내 솜씨를 탓해야 하는지 아니면,꽃이 왜 맨날 내게만 맞춰 피지 못하는 것인지
아직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