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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색을 입히다

가장자리의 숲이 색으로 채워지기 시작하는 중이다

제일 먼저 키작은 꽃

미미한 존재감

희끄무레한 꽃 올괴불부터 바람꽃들이 봄바람을 떨구자 이제 생강나무꽃 피기 시작한다

겨우내 골바람 견디며 너덜바람 견디며 노랗게 틔우는 꽃들 

그래서 꽃 피는 자리는 쌓인 눈마저 녹아 있다던가?

아직은 얼음위에 피운 꽃을 본 적도 없고,이번에 때아닌 춘설이 폭설로 내려도

다른이가 찍어낸 홍매화 위에 내린 눈을 보았을 뿐이다

설중매라고 다들 감동하는 봄날

며칠 쌀쌀하던 바람이 한량없는 부드러움으로 불어와 널어놓은 빨래는 이내 말려주었다

시베리아 벌판에 내던져진 내게 급작스레 두 늙은 언니가 연신 전화를 해대니 머리가 어찔하다

늘 자기네들 자식만 아는 그들이 내게 걱정하며 내 안위가 궁금한 것이 아닌

여전히 자신들의 일상을 들어줄 이가 없어 내게 그런 자잘한 일상의 순간순간을 이야기 한다

주로 여기저기 아프단 얘길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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