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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금기라는 것



많은 이들이 제각각 대단한 장비를 준비하여

 어떤 순간을 위해 집요한 기다림이 매번 생성되는 곳이다.

경주라는 곳은 곳곳에 이런 솔숲이 있고,천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도시지만,도시의 번잡함 보다

고요한 고도의 느낌이 더 강하다.

요즘이야 많은 이들이 실시간으로 자랑을 해대는 터에 입소문에 끌려 온 이들이 집권한 뜨거운 장소에는

줄을 이뤄야 사진 한장을 얻을 수 있다니 대단한 세상이다.

경리단길을 본뜬 투기열이 더해진 황리단길이 생겨났고,나는 시내를 다니던 마차의 말발굽이 걱정되곤 했던 기억이

경주를 떠올리면 함께 떠오르곤 한다.

대학선배의 안부도 궁금하지만,여자들끼리는 현재 함께 인 남자가 남편이라면,그렇구나 액면적인 인증정도로

넘어가야 하고,이혼율이 높은 나라여서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친구의 남자가 아니더라도 그녀가 대놓고 말하지 않음

 묻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스스로 체득한다.

특히나 여자들은 아이들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다.더구나,그 자녀가 수험생일 경우는 더 그렇다.

어느학교에 진학하려 하는가?시험결과가 어떤가?절대 묻지 말아야 한다.

 취준생을 둔 친구일 경우,좋은 결과가 나서 자랑할 때가 올때까지 절대 묻지 않을 끈기도 필요해졌다.

예민한 엄마들이어서 엇비슷한 처지의 친구끼리도 서로의 아이들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면,서로 만나 무슨 얘기들을 하겠나?
 만나서 나눌 얘기도 뚜렷하지 않고,이젠 가식적인 일체의 만남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에서 기피하다 보니

약속을 잡아 누군가를 만난지가 언젠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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