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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김장

 

더는 자라지 않은 것도,속이 차지 않는 것도 다 게으른 탓임을 알게 되었다

물을 그렇게나 주어야 한다고,거름도 줘야 하는 것을 모르고,묵정밭이어서 놀린 흙에다 그냥 씨를 넣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넣었다가 싹이나고 식물이 된 것이 너무 신기해서 매번 사랑한다고 좋아했다

그리고,아무리 기다려도 속이 들지 않는 배추를 뽑아놓고 속이 빈 배추를 어쩌지는 못하고

이리저리 늦게사 동분서주하여 해남배추 어마무시한 크기의 배추를 아홉포기 사들여 소금물을 내고 절여놓고서야

마음이 좀 놓인다

기껏 농사지은 것을 어쩌지 못해 걱정하고 망설였지만,배추는 숨이 죽고 마침 추위가 찾아온 날에 혼자 쪼그려 앉아 김치 버무려 또 이제 나누게 되겠지,늘 판이 커질대로 커져서는 수습이 잘 안된다

판 키우는데는 뭐 있다

특히 먹을 일에는 판이 커지고 손은 너무 작은데 나눔손이 크니 육신이 고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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