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는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제꽃입을 활짝 열어젖히고 있다
흑매라고 부른다는 통도사 늙은나무도
남도의 매화마을 산수유마을에도 벌써 성급한 봄이 피어날 것이다.
오래 가꾸던 매화는 이제 더이상 맺히지 않지만,매번 희미한 기대를 안고 화분에 물을 주고 있다.
물을 주기는 해도 아이비가 침범해 그루터기만 아니라면 온통 아이비덩굴로 덮인 그 화분에 눈길줄때면
고통스럽다
만물이 웅크렸던 겨울의 시간을 젖히고 이제 깨어나고 있을 것이지만,
막혔던 길이 트이고 새길이 나는동안 나는 들앉아 웅크리고 겨울을 살고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