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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쁜 것

복수초

 

모든 것을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좋아서 

되도록이면,누구든,도움을 안 받기를 원했다.그러나,이런 낯선 곳.것도 사람이 전혀 없는 산길을 가는데,누군가를 만나면

정말이지 멘붕의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기도 할텐데,이렇게 아름다운 산길을 걷는 이라면

나쁜 사람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맘껏 봄볕을 누리며 걷는데,어떤 이가 저만치서 걸어온다

인사를 건네고 슬쩍 내가 온 목적을 말하고 혹시 꽃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니 자기가 걷는 길 끝에 군락지가 있단다

자신은 관심 없어 지팡이로 가르쳐주고는 운동삼아 오른 길을 되돌려 가고

나는 퍼질러 앉아 한동안 이 예쁜 꽃과 독대하는 것만 좋아서 고요한 골짜기 물소리만 들리는 곳에서

종일 앉아 있다시피 했다

복수초 몇년을 벼르고 만났으니 올해는 정말 이곳에서 여러가지 복을 누린다

그닥 높은 산은 아니지만,그만그만한 봉우리가 너무 가팔라서 물을 담을 곳이 있을까 싶은데,골짜기가 많고

계곡이 여러개,계곡마다 크고작은 폭포가 있고,산길을 계곡따라 오르노라니 낙엽이 쌓여 발 디디는 일이 여간 아니었지만,그냥 산길을 편안히 올라도 무방하겠다

부러 꽃을 관찰하겠다고 욕심을 내어 골짜기를 더듬느라 종일 이만보도 넘게 걸었다

전화기도 안되는 곳

물소리와 봄볕이 그득했던 곳과 응달이 극과 극을 이루던 곳인데,미세먼지는 없이 하늘도 맑기만 하다

복수초 금잔을 실컷 보고 담았지만,곁을 주지 않은 꽃님들은 역시나 흔들려서 지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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