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제일 흉측한 동물이 인간이라는 말
잔인하지만,얼추 인정되는 부분도 많다.우리는 뉴스에서 정말 인간의 범주에 넣기조차 역겨운 존재들이 넘쳐나니까
산길이나 외진 길에서 만나면 제일 무서운 게 사람이더라는 말도 무섭다
거기,봄볕과 계곡물소리와 파랗게 열린 하늘과 마른낙엽을 딛는 내 발소리만 들리던 곳
아. 새소리도 있었네
낯선 골짜기 기웃대는데,홀연 어떤 남자가 지팡이를 짚으며 씩씩하게도 걸어오길래 인사하고 물색 없이 꽃얘기를 했더니
지팡이로 가리켜주곤 휙 지난다
그가 지팡이로 가리킨 곳에 과연.황홀한 노랑이다
복수초라 일러주곤 이 예쁜 꽃에 대한 예의가 아니게 지팡이로 가르키기만 하고 사진으로 담지 않는 것을 웃으며
비아냥거리는 나
간도 크지.산길에서.것도 아무도 없는 길에서 만난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복수초 만난 기쁨에 들떠서 무섬증도 잊었다.아니 낮이면 아무리 깊은 산이라도 나는 안 무섭다
특히 비밀을 품지 못하는 훤한 겨울숲에서는 더욱 그랬다
복수초를 마당에 심어놓고 즐기는 이들도 있지만,아무리 귀한 야생화라도 집안에 키운 것은 내게 야생이 아니어서
이렇제 진짜로 그자리에 있는 꽃을 볼 때면 너무 흥분 한다
꽃잔에 소복한 봄햇살.올해 정말 꽃다운 화사함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