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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비가 내린다

눈도 내리지 않았던 겨울이니 단비로 내리겠지만,밤새 그친다니 잠깐 적시고 말겠지

그렇다해도,가문 나무들에는 겨우내 메마른 뿌리를 적실 아주 사소한 수분은 될지도 모르겠다

불과 며칠전까지도 얼어있던 강물이 풀려 얼음으로 반짝이던 수면이 물이 차오르고 바람이 지나고 있었다

계절이 제 자릴 찾느라 바삐 움직이는 것도 같다

아직은 산에 꽃소식을 찾아내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제일 이르게 꽃이 오는 것도 버드나무고ㅡ 물이 오르는 것도 버드나무가 아닐까 싶다

지난해 끝까지 잎을 단 채 펄럭이던 수양버들이 여전히 잎을 떨구지 않은 채로 겨울을 났지만

봄이면 제일 봄을 먼저 알아차리는 나무가 수양버들가지 아닐까 싶다

수양버들이며 생강나무가 물들기 시작하면 이제 봄은 트는 것이다

너무 오래 자꾸만 수그리고만 지냈다.산도 나무도 그랬고,나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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