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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빛의 통로





이제 저곳의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코끼리나 공룡처럼 파헤치던 끝에 대숲은 사라지고 옹벽을 쌓아 제법 규모있는 건물이 들어섰다.

 망한 가계의 맏이는 제정신이 아닌듯 흐릿했고,젊어 죽은 이 삶의 신산을 견디지 못해 끌린듯 그녀가 떠오른 곳은

웅덩이정도의 작은 연못.큰굿이 벌어지고 하늘향해 한숨쉬던 노인네 노인네의 장애인 아들은 그후 새아내를 들이고 내치고를 거듭했다.

그리고 모든 재산이 새어나가고 아들은 급사했다.

이제 다음주자로 그집은 헐리고 지어졌다.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이 다시 모이는 것을 본 적 없으나,오라비의 친구였던 그는 내 오라비가 떠난후 내게 너무  도리를 벗어난 행위로

인간의 범주에서 밀려났다

옛집에 가면 그의 그런 행태를 생각하고 봉창을 열면 빤히 뵈는 그집 불밝힌 창이 보이는 것이 괴롭기까지 하다.

도적질하듯 새물건이나 헌물건들을 싹쓸이하여 가져간 사람.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도둑질이라고 나는 기억했다.

그러나,한때.허리를 다쳐 다리를 몹시 절며 평생 장애인으로 살았던 그의 아버지는 우리집에 전화가 놓이기전 서울언니들의 전화를 전해주기도 했고

 엄마를 방세를 상쇄할 요량으로 밭일에 불러 쓰기도 했지만,경우를 벗어난 사람은 아니었다.

소문이 거의 전설같았던 가계

거하게 생각하자면,역사는 승자에 의한 기록이라 하겠지만,

역사가 아니다하더라도 모든 것은 현재가 상당히 중요하지 않던가.

한때의 영광이란 다 부질없는 것이고,영광의 한때를 거치지 못한 부실한 현재도 안타깝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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