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은 어디든 고요할 것 같지만
유명한 장소는 그렇지만도 않아서 어딜가든 사람의 발길에 밀려가기 십상인 봄이다
용케 꼭꼭 숨어있어 좋은 암자에도 드물게 먼저 온 손님이 묵상하고 있어
삼배하고 물러나 다른 전각으로 옮겨 혼자 연신 절을 했다.
절하는 사이 좀전의 그들이 들어와 신경이 쓰였는지 몇번이나 했는지 가물거렸으나,
마음으로 꼽아온만큼의 절을 하고 살며시 문을 열고 나서는 내 맨발에 소복하던 봄볕에 놀랐다.
그 햇살을 따라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니 저만큼 틘 곳에 피어난 연꽃 한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