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해가 지나간다
나이는 한살 더 먹고, 이제는 회관에서 단체세배를 하던 풍습도 사라졌다
세배를 받을 사람들은 걸음걸이도 부자유스럽고,마을에 젊은 사람도 줄고,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동안 빈집이 늘고
마을이 비어지는 중이다
빈집 마당으로 바람불면 마른잎들이 다정히 살던 노부부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세간들도 다 그대로인 집 주인만 빠져나가고 할배가 가꾸던 포도나무며 꽃나무는 세월을 타고
주인만 없는
옛집도 마찬가지 빈집엔 냉장고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곳
그나마 차롓상 차린다고 온기가 가득하고 방바닥도 모처럼 보일러의 기운을 받으니 생명을 얻은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