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이 있었다면,아마 전생이었을까?
우리형제중에 유일하게 가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을뿐더러 누만 끼쳤던 둘째언니의 괴상한 성격을 다 감당해주는 그녀의 딸 대단하다.나와 여덟살 차이라,지금은 거의 친구처럼 무늬는 그렇다
내가 그애의 푸념을 들어주니까.저네엄마와는 어릴적엔 정말 잘 지냈지만,크면서부터는 정말 우린 너무 안 맞는 자매사이라 많이 싸우고,서로 말 않고 지낸 세월이 더 많다.그런 엄마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아선지,분명 저네엄마가 잘못하고 있단 걸 알면서 저희엄마에게 애를 맡겨서인지 싫은소리를 도무지 않는 딸이라,어떨 땐 딸애마저도 이상하게 생각들 때가 많다.상식을 넘어선 행동들로 나는 오래전 너무 많은 상처를 그들 모녀에게 입었으니까.
오늘,냉장고에 찌든 떡국을 얻어먹은지 한달전인데,색이 변해가는 김과 간당간당 유통기한의 식재료를 들고왔던 딸애는
멸치를 몇박스 버리고,홍삼도 두박스를 버리고등등 저네 엄마의 살림을 흉했다
먹기 싫으면 곧장 먹을 수 있는 사람에게 주면 될 것을 그렇게 버리는 식재료는 많은데,절대로 내게로 오지 않는다.
엄마와 힘들게 지낼 때도 그랬다.썩어 버릴지언정,나누는 데 인색한 욕심.할 말이 없다.
오전에 친정엄마에게 봉사하고,오후엔 뜬금없이 갓바위나 가자는 언니의 딸과 그애의 작은녀석을 데리고 함께 산에 올랐다.지난 늦가을 올랐던 갓바위는 다른 코스였고,이번에 오르는 코스는 임시로 개통된 길인듯한데,원 길보다 조망이 좋았다.칼능선길이어도 빠른길 같아서 훨씬 오르기가 쉽다.한시간 삼십분정도면 왕복이 가능한 길이다.
어린이집 가는 녀석도 보채지 않고 잘 오르내리니 기특하다
매번 사람들이 바글대던 곳이 이제껏 내가 오른 때 중에서 가장 한산한 시간이다.휴일인데,일찍 기도를 마치고들 돌아갔는지.국립공원이 되면서 정리된 주변경관이 참 손을 끊임없이 댄 흔적이 뚜렷했다.
부처님께 삼배드리고
산아래 내려다보며 조금 쉬고는 내려오는 길이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