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는 시간이 같을 수야 있을까마는,그래도,동일한 코스를 운용하다보면,우연히 만나는 일도 있어서
부러 약속 따위로 만남을 유도 하거나 하는 일이 내겐 마뜩찮은 일이라,우연처럼 만날 때 더 반갑고 싶은,아니 요즘은 타인을 대하기가 영 시원찮아서 아주 반가운척이라도 하게 될터여서 강제로 함께 걷자고 전화하는 그녀를 따돌리지 못하고
못이겨하며 몇 번인가는 걸었던 여름과 가을이 지났다
겨울은 각자의 시간대로 걸으면 그만일테니 어쩐지 우리는 멀찍이서 서로 안부하는 정도가 좋은데
오늘은 두 사람을 우연처럼 만났다
사실은 예견된 일일 수 있는 일인데도,내 코스를 주장하는 대신 함께 차를 마시고,저녁까지 먹고 돌아오다보니 오후에서 저녁이 훅 지났다
시를 배우고 가르치는 두 사람인데ㅡ
의외로 참 두사람은 참 닮았다는 것을 오늘에사 발견했다
공식적인 글을 쓰는 데 최적화 된 사람과 마음이 가는대로 글을 쓰는것을 주장하는 나와는 결이 너무 다른 사람들임을 재삼 확인한다
그녀가 사는 저녁은 내 생전 처음으로 먹어보는 염소탕
선입견이 있는 내게 먹는 음식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성격인데도 깨적이는 느낌이 되고 말았다
소도 돼지도 먹으면서 염소는 왜?
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염소와 양은 왜? 양도 나는 먹어본 적이 없으니 안 먹는다고 말하겠지
시에 대해서 앞서가는 그들은 정작 시적인 정서는 아랑곳 없는 구획된 흥과 공식만으로 문학을 접근하는 것이 참 의아스럽지만,다들 서울가는 길의 다양함에 세워두면 덜 피곤할 것이라.나는 내식대로 길 가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