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피는 꽃이 올해도 피었다.
누군가 훼손하지 않는한,꽃은 늘 그자리에 피어나 우리를 맞아 줄 것이다.
산길을 가다보면,특별한 무엇을 파헤친 흔적을 볼때면 씁쓸한 마음이 되곤 한다.
함부로 파헤쳐져 걸핏하면 생겨는 태양광도 흉물스럽긴 마찬가지다.태양광 시공업자만 이득을 챙긴다는 것을 시사프로에서 본 적이 있건만 여전히 갈 데 없는 돈이 누군가의 삿된 혀에 넘어가 멀쩡한 산비탈을 밀어내고 심지어 논에다 태양광시설을 해 놓은 것도 보았다.
자연이 그대로 그자리에 있기는 힘든 시대가 되었다.
지금 내가 보고 향기 맡는 이 꽃의 미래도 확신 할 수 없지만,그곳에 또 모를 어떤 길이 나거나 하여 흔적 없이 뽑히고 산이 깎여진 자리에 겨우 하루에 차 몇대 지나지 않는 길이 나 있다면 이나라 산길마다 포장한 길이 나 있고
온전히 자연상태의 길을 걸어 보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 멀리까지 이동하여 산길을 부러 찾아가지 않고서는 힘든 시대가 되었다.걷기 좋아하는 이들이 죄다 몰려가 섬을 찾고 섬산을 오르고 섬마다 잇는 다리가 놓여지고 섬길을 걷는 이들이 이나라의 섬마다 또 순박한 사람들을 이악스레 물들게 하고,스산한기 짝이 없는 풍경을 만들어 놓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