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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겨울이 자릴 잡는다




본격겨울이 왔다.

 바람은 종일 우우 몰려다니고,우리 새도 발이 시려운지 차가운 발로 되똑 손에 올라앉는다

추울때만 잠시 방으로 들여다 재운다.

바람도 무시로 불어오고,눈은 자주 오락가락 한다.겨울이다.

이제 조금만 견디면,봄을 더 자주 떠올릴 수 있을테지.겨울이 견딜만해졌다.겨울집을 떠나면서 손이 곱아드는 밤은 없다.그렇다고 등이 따스한 밤은 아니다.

등으로는 외풍이 드는데,손은 시리지 않아 퍽 다행이다.

문풍지를 대고도 덩그렇게 공간이 생겨나 바람은 기세가 좋다.겨울에 이렇게 날쌘 바람이 여름이면 다 어디로 가는지

깨어있는 밤은 길고 시간은 날쌔다 바람보다 더 날쌔다.내앞에서 재롱피던 아이는 자라 처녀가 되고 시집을 갔다.

다들 시집가고 장가들어 아이의 아비되고 어미가 되었건만.난 여전히 꼬마다.

꼬마언니 꼬마이모..이나이에도 꼬마라고 불리는 사람이 몇일까.

오래된 사진첩에서 내 얼굴을 본다.파릇한 스무살에도 초등학생의 나도,중학생이었던 나도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지만

무겁기만 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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