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겨울이 왔다.
바람은 종일 우우 몰려다니고,우리 새도 발이 시려운지 차가운 발로 되똑 손에 올라앉는다
추울때만 잠시 방으로 들여다 재운다.
바람도 무시로 불어오고,눈은 자주 오락가락 한다.겨울이다.
이제 조금만 견디면,봄을 더 자주 떠올릴 수 있을테지.겨울이 견딜만해졌다.겨울집을 떠나면서 손이 곱아드는 밤은 없다.그렇다고 등이 따스한 밤은 아니다.
등으로는 외풍이 드는데,손은 시리지 않아 퍽 다행이다.
문풍지를 대고도 덩그렇게 공간이 생겨나 바람은 기세가 좋다.겨울에 이렇게 날쌘 바람이 여름이면 다 어디로 가는지
깨어있는 밤은 길고 시간은 날쌔다 바람보다 더 날쌔다.내앞에서 재롱피던 아이는 자라 처녀가 되고 시집을 갔다.
다들 시집가고 장가들어 아이의 아비되고 어미가 되었건만.난 여전히 꼬마다.
꼬마언니 꼬마이모..이나이에도 꼬마라고 불리는 사람이 몇일까.
오래된 사진첩에서 내 얼굴을 본다.파릇한 스무살에도 초등학생의 나도,중학생이었던 나도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지만
무겁기만 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