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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나무탑


몇번인가 그곳을 스쳤거나 두어번 그곳에 갔었다

 그때는 황폐한 아름다움 그자체로도 충분했고,폐사지의 아름다움을 일으킨 그분의 말에 적극 공감했다

그런데 옮겨온 것일까 그곳에 있어도 눈길주지 못했던 것일까

부단히 수리중이었던 두 탑의 안부를 궁금했었다.

그러나,좀체 그곳을 갈 일이 없었다.

갈일이 아니라 그곳에 가는 것이었다.

이제 그곳이 생성된 시절의 도읍을 거치지 않더라도 그곳에 가는 길이 여러갈래라는 것을 알았다.

언젠가 토함산어디께쯤인가 구불구불 내려오던 길이 기억난다.

묻혀가는 길이었고,지워져가는 길이었다.

그곳에 가느라 창문을 열고 맘껏 나무그늘이 드리운 길이 시원했고,다람쥐가 맘껏 쪼르르 나다니는 길이 좋았다.

이번에 그곳은 우뚝한 두 탑이 아니라 나무가 보였다.

나무도 오래 살아 탑처럼 불심을 담아낸 것일까.

자꾸만 돌아보여지는 신비한 나무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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