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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꽃지난 자리

아름다운 꽃의 시절이 다한 자리에 후루루 떨어진 꽃잎만 비에 젖는다

 스무살때도 걸었고,지금도 한해에 한번쯤은 지나게 되는 길이 꽃시절이 아니라,꽃이 막 지난 시절이다

차가 막히고,사람들 등쌀에 생각만 해도 숨이 막혀서 되도록 그런 시절을 피하다 보니,더 아름다울 풍경은 매번 놓치고 마는가 싶다

이제는 수령이 오래되어 두 나무 사이가 좁혀져 터널이 될 날도 머잖았다

많은 이들에게 봄날의 추억을 일으켜 줄 장소가 여기에 있고,학창시절엔 버스를 타고 내려 무작정 걸어보던 길이었다

다들 좋은 곳을 찾아가느라,이제 산에도 찾아주는 이들이 적어서인지 상가는 퇴락하고,한 때는 시끌시끌했을 길들이 한산하기 이를데 없다

올해는 벚꽃이 미친듯 피어나 지고 말았으니,제대로 벚꽃을 본 날이 없다

벚꽃만이랴!

올 봄 전체가 실종되어 버린 것만 같다

그럼에도 바람불고 차가운 새벽엔 불을 지펴야 하니,도무지 종잡지 못할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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