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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도시

청춘의 가장 중요한 때를 도시에서 보냈다

정확히는 고교때부터 도시와 시골을 오가며 생활하다보니,도시 사람도 시골사람도 아닌 어정쩡한 정체성을 지닌 사람으로 지내왔다

시골중학교를 졸업하고ㅡ도시로 나갔을 때 시골아이들과 상당히 다른 학교분위기에 늘 위축되었었고,그러다 대학을 가서도 늘 도시는 나와 멀었다

친구들은 잽싸게 적응하여 제몫을 찾는 일에도 남다른 재능을 보였고,잉여인간처럼 배회하며 청춘을 보냈던 결과가 자존을 낮추고,나서서 삶을 끌고나가보려는 의지는 꺾였다

그러다,좋은 시간을 다 놓치고 이제는 오로지 무서운 속도로 나이드는 일만 남았다

건강검진후 재검통보를 받고 다시 검사를 위해 가는 길 오래전 다니던 길이 너무 달라졌지만,이상하게 기독재단의 학교를 다녔던 그때처럼 모교주변으로는 온통 교회가 에워싸는 느낌이다

지금은 양심적인 활동을 하는 학생도 있지만,우리는 한주에 한번 예배를 봤고 매일 아침이면,돌아가면서 기도문을 적어와 아침기도를 했었다

학생의 종교는 문제되지 않았다.다들 학교의 규정을 따랐다

선생님들 중엔 간혹 폭력성이 과도한 분도 있었다.그런 분들은 여학생임에도 더구나 안경을 낀 아이에게도 귀싸대기를 날리기도 했으니까,그렇게 귀싸대기 맞아도 조금 툴툴대고는 선생이고 학생이니까 그러려니 했다

아이가 귀한 세상이니,지금은 말도 안되는 일들이 그때는 늘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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