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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밤의 사람들




다리에는 늘 바람이 들끓는다

 바람의 자리마다 느슨한 육신을 한 사람들이 자릴 잡고 심지어 드러눕기까지 한다

둘셋 여인들은 서로 열정을 다해 이야기하고 혼자 땀을 흘리며 뛰는 남자들 엉성한 걸음새로 밤산책을 하는 노인들

나는 혼자 느리게 걷는다.

 오만가지 생각을 머리에 두니 머리도 무겁고 걸음도 느적거린다.

단단히 묶인 방송에서는 종일 태풍의 길을 전하고 있었고,떠들썩한 목소리의 앵커는 차라리 재난방송이 아니라,축제를 알리는듯

뭔가 들떠 보였다.

태풍은 비와 함께였다.오래 비가 오지 않았던 마른땅이 미처 먼지를 재우기도 부족한 비가 잠시 듣다 말았을 뿐

큰바람의 자취는 남지 않아 퍽이나 다행이지만,늘 큰 바람의 표적이 되기 십상인 섬마을마다 나무는 꺾이고 둑이 무너지고 했을 큰 바람이

지났다.하늘이 더 멀어진듯하고 구름을 걷고 드러낸 달이 둥글다.달이 밝아서 밤하늘이라 생각이 들지 않을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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