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기억으로는 저기 저 길위에 그만그만한 기왓집들이 늘어서 있고,마당을 중심으로 쭈욱 둘러선 디귿자 집
쪽마루가 있던 마당과 연탄을 갈아야 하는 부엌,그래도 부엌에 수도가 있어 설거지를 할때 비록 쪼그려 앉아 하는 집이어도 친구의 자취방은 좋아보였다
주말이면,쪼르르 몰려가던 길 계단아래 점방에서 라면과 계란몇개를 사들고 전기밥솥에 라면을 끓여 먹었다
김치가 없었어도 무엇이든 맛있었다
친구의 자취방도 자취방주인의 딸의 복스런 얼굴도,대학졸업반이었던 그녀는 피아노과 학생이었는데,벌써부터 선을 보러 다니고,성화부려가며 피아노연주를 해달라고 하면 대청에 놓인 피아노로 시월의 마지막밤을 연주해주었었다
붙임성이 좋았던 내덕분에 귀호강을 누렸던 우리.그녀도 이젠 그때 그녀만한 나이의 딸을 두었을지도
친구덕에 자주 저길을 다닐 수 있겠지만,모든 것이 닫힌 지금은 그냥 옛추억이나 만지작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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