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이 불편해지면 사람들은 이제 그곳을 버린다
사람이 버리고 간 마을마다 빈집이 흉물스레 비바람에 헐려가고 있거나 쓰러져가는 집 툇마루엔
퇴락한 집처럼 늙어 쪼그라진 할매가 웅크리고 앉아 있을 뿐이다
버린 집을 후손들이 팔아치우거나 혹 운발이 좋아 뜨는 곳에 위치한 집이라면 수백배 오른 땅값에 기대를
갖고 집을 놓지 않으며 관리도 하지 않는다
그런 집을 잘 사들였다가 짬짬이 손봐 퇴직후 가끔 살러 가는 집으로 쓰는 이들도 있다.
것도 형편이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겠지만,도시가 가깝고 거의 도시인의 삶을 누리지만
그래도 한모퉁이 돌아서면 늘 호젓하다못해 적막강산인 마을이 는다.
내가 사는 곳도 그렇다.
거의 노인들만이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거나,젊었으나 점차 노인이 되어갈 연배의 2세대들이 한번 짜브러진 살림을 겨우
수습하여 기댈 수 있는 부모의 곳을 찾아 든 것이다.
그래서,명절이면 골목엔 훤칠한 청소년이 된 아이들이 아버지의 고향집을 찾아 드는 것을 본다
사람은 모두 서울로 가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