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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1

연푸름을 기다려









그곳을 조금더 일찍 알았더라면,아니

지금 알았어도,조금더 오래 누구보다 빨리 혼자만 고요히 풍경을 누리고싶다는 욕심으로 기다리는 일년

올해도 여전히 그곳에 갈때마다 아주 미묘히 때가 맞지 않았으나.꽃과 잎을 함께 누리기도 힘들텐데 용케 늦꽃과 이른 잎을 만날 수 있었다.

목적이 이곳이 아니어서 갈 수 있었고,한해 적어도 한번은 그곳에 갈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인데,

길은 그동안 이리저리 얽히어 곧게 펴지거나 다시 에둘러 가거나,그렇거나 말거나 쫙 펴진 길을 달려 이르는 것도

구불구불한 산길을 내려 그곳에 이르는 것도 넓혀진 농로로 조심스레 다가가근 것도 나쁘지 않다.

그곳에는 여전히 찾아드는 사람들이 기웃대느라 꽃들은 수난이고 그를 대상으로 무언가를 내놓고 팔려는 사람들이 생겨나 아쉬움과 상생이라는 흔한 타협이

엇갈리는 마음이 두루 섞이고 있다.

그곳으로 이르는 길 한켠에는 한때 러브하던 넘쳐나는 건물 그 숨어서 러브하던 것들?이 사용하던 집을 이젠 늙어 퇴물이 된 몸이 뉘어져

관리받는 요양원이 되어 있다는 것도 이젠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어차피 늙으나 양기넘쳐 주체할 길 없는 이들이나 누울자리 하나 선뜻 뉘에게 들키고 싶지 않을 곳에

누울자리 바쳐두고 있으니.

봄이 그렇게 지치고 아픈 마음을 위해 기다려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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