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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비오기 전의 푸념





다시 비소식이 있다.

 빗속에서 더욱 계절은 앞을 향해 가고 있을 것이다.

며칠만 외출하지 않으면,이내 계절이 성큼성큼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밤새 부당함에 대해 생각하느라 밤샘을 한다.본의 아니게.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러한 시간은 때로 고역스러우나,그만큼 상대가 견디기 힘들구나 싶어

그래도 들어줄 수 있으니 나는 다행이지 한다.

무려 네시간가까이 이야기를 듣고 원점으로 갔다가ㅡ구간반복을 하다가 다시 저 멀리 아잇적의 시간을 소환하기도 하는 언니는

그녀만의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고,내게는 언니만큼 미화시키지 못할 이성적인 부모의 존재만 생각한다.되도록이면 객관적으로 생각하려 애쓴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 그리고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하는데,자매마다 다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무능한 아버지였으나.언니들에게 아버지는 그럭저럭 점잖은 분이셨다고 심지어 선비같다고까지 셋째언니는 미화한다.

그렇다면,그건 어디까지나 언니의 아버지일 뿐.내게는 그러한 아버지는 안계시다.연세가 지긋하고 손주뻘되는 막둥이를 낳고

엄마는 늘 일에 치어 지내고,아버지는 권위적이지는 않으셨으나,때론 연차를 빌미로 엄마를 통제하려 들었던 것 같다.

큰아들과 남편의 무능함에 대해 한탄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면,아버지는  참으로 역할이 없었던 것이다.

다만,특유의 경상도식은 아닌,대체적으로 우리집 남자들이 자상하다는 것이 이채롭다

남자는 그래야 된다고 생각한다.물론 때로 밥상이 뒤집히는 불상사도 많았다.그건 어디까지나 권위주의적이고,무언가 아버지의 뜻대로 풀리지 않는

심리적 상태가 그러했을 것이지만,상을 엎다니.그때나 지금이나 도저히 그는 이해하고 싶지 않는 부분이다.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는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남편을 잃고,푸념할 데가 없어 막내에게 몇시간씩 과거의 부모님과 한때 역할이 빛났던 본인의

화양연화를 이야기 하고 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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